중국 장가계 기행문
나는 중국의 장가계(張家界)를 둘러보고 한 동안 바보같이 벌어진 입을 다물 줄 몰라 했다. 여행은 2002년 7월28일부터 8월1일까지였다. 일년에 한번 얻는 휴가를 금강산보다 크기와 경치면에서 10배라 하는 그곳에서 보냈다. 장가계를 본 후 내가 내린 결론은 하나님은 잠수부요 조각가라는 사실이다. 이 생각은 그곳에서부터 돌아온 지금까지 변함없고 마음가짐 또한 흐트러짐이 없다. 이 세상에 태어나 글 꽤나 쓴다 하는 자 치고 한 두 편의 기행문을 안 쓴 사람 있으랴! 그러다 보니 그 기행문들은 양도 엄청날 뿐만 아니라 그 내용 또한 천편일률 적으로 대동소이 하여 마치 동양 사람이 서양사람 보듯 그 사람이 그 사람 같다. 앞으로 기행문은 더 참신할 내용이 없다고 한다. 쇠뼈다귀로 곰탕 우려먹듯 많이도 우려먹어 멀건 국물만 나온다고 한다. 그래서 독자들은 글제목이 기행문이라면 맛이 없다 하고 쳐다보지도 아니할 정도이니 어찌 독자들을 나무랄 것이며 읽어주기까지 바랄소냐. 그러나 내 기행문은 여느 기행문과 달리 그곳에서 하나님을 발견하였고 즉시 일필휘지로 쓰니 이것이 한편의 글이 되었다. 세상에 모든 기행문들의 집합체가 바로 중국의 장가계에 있지 아니한가. 발아래 펼쳐지는 장관에 서 있기도 힘든데 어찌 손이 있다고 하여 붓을 들며, 혀가 있다고 하여 필설로 다 나타낼 것이랴! 어림없는 소리다.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하나님은 이 세상을 창조하실 때에 이 장가계에 혼신을 다해 조각한 것임을 한눈에 보고 알았다. 화석의 뼈를 보고 동물의 모양새를 알 수 있고 발자국을 보고 그 동물의 행동양식을 알 수 있다 하였는데 나는 장가계를 보고 하나님의 모습과 그 행적을 알 수 있었다.
이백은 일찍이 촉도난 중에서 [연봉의 높이는 하늘과 한자 사이요 마른 소나무는 쓰러져 절벽에 걸쳐 있다. 날아서 떨어지는 폭포는 요란스럽게 돌에 걸친 골짜기에 굴러 우레와 같구나. 아! 이런 험난한 산길을 사람은 왜 오고 가는가]하였다. 그렇다 하나님은 장가계를 바다 속에서 창조하였으니 이것에 대한 증거는 장가계의 바위, 돌봉우리, 돌기둥에 수많은 조개 껍질 등이 수없이 발견되기 때문이다. 처음 물속에서 창조 했을 때 물고기들만 오가고 하였으니 하나님은 퍽 속이 상했으리라 추측이 간다. 그 결과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은바 된 사람들에게 보여준 심사로 장가계를 물위로 솟게 하였으니 오늘날 이런 험난한 산길을 사람들은 기를 쓰고 이곳에 오가고 있는 것이다. 특히 하나님은 한국사람들을 많이 사랑했음을 알 것 같다. 그렇지 아니하고서야 이곳에서 부딪치는 자마다 한국사람이 될 이유가 하등에 없지 아니한가! 한국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으니 하나님의 예술적 감각을 알아주는 이는 한국사람 뿐이라는 인식을 갖게 해준다.
하나님께서 사람을 창조 할 때 흙으로 질그릇 빚듯이 사람을 만들고 그 속에 생기를 불어 넣음에 살아 움직였다. 역시 장가계를 조각하였고 거기에 생기를 불어 넣었을 때 살아 움직였다. 아래의 성기조의 시 [그가 나를 펼친다]를 읽어 보라 이러한 경지를 나도 장가계에서 느꼈다.